[21은평뉴스=장경근 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 바쁜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면 은평구봉산의 ‘편백나무 치유의 숲’이 기다리고 있다. 여느 숲과는 다른 특별한 감성이 흐르는 이곳에서는 시간이 한결 느리게 흐르는 듯하다. 신록이 우거진 5월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슴 속까지 스며드는 편백나무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나간다. 도시의 소란을 뒤로하고 조용한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그제야 비로소 진정한 쉼이 시작된다.
이곳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신선한 피톤치드는 몸과 마음을 정화하며 깊은 휴식을 선물한다. 바쁜 삶 속에서 놓치고 있던 고요함을 되찾고, 자연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는 곳. 특히 1.3km에 달하는 무장애 숲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도록 안전하게 설계돼 있다. 휠체어를 탄 이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걷는 부모들, 느릿한 걸음으로 자연을 만끽하는 어르신들... 모두가 함께 숲의 품에 안길 수 있는 곳이다.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치 자연이 품어주듯 편안한 따뜻함이 스며든다.
새절역 3번 출구 앞에서 10번 마을버스를 타고 잠깐 이동하면, 봉산 무장애 편백숲으로 향하는 길이 열린다. 불과 5분 거리다. 도심에서 멀지 않지만, 이곳에 들어서면 어느새 공기의 결이 달라지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숨 쉬는 것조차 치유가 되는 경험... 걷는 걸음마다 자연은 속삭인다. "괜찮아, 천천히 가도 돼." 피톤치드를 깊이 들이마시며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복잡한 생각들이 조용히 사라지고 어느새 평온함이 자리를 잡는다.
이곳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감상에 마음이 젖어들어서가 아니다. 이 숲의 가장 큰 매력은 편백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이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는 살균물질로, 테르펜계통의 유기 화학물질이다. 이러한 피톤치드는 인간의 신체에 무리 없이 흡수되며 해로운 균들을 선택적으로 살균하고 향균작용, 소취작용, 진정작용, 스트레스 해소 작용 등이 뛰어나다. 특히 편백나무의 피톤치드는 다른 나무에 비해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해 산림욕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편백나무의 향기를 마시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장과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건강함이 느껴진다.
봉산 편백나무 치유의 숲은 개인적인 쉼터이면서도 공동체의 따뜻한 연대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며, 숲길 위에서 마주하는 모든 이의 발걸음을 존중하게 된다.
서울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완벽한 힐링을 선사하는 이곳. 봉산 편백나무 치유의 숲에서 보내는 시간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바쁜 하루 끝에서, 혹은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이 숲을 찾으면 자연이 말을 건넨다. "쉬어도 괜찮아, 네 안의 평온을 되찾으러 온 걸 환영해." 봉산 편백숲엔 언제나 푸르른 치유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한편, 봉산은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경계의 해발 209m의 산으로 산 정상에 봉수대가 있어 봉산이라고 부르게 됐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능선이며 북쪽에는 효경산이 있고 남쪽에는 증산이 있다. 동쪽 기슭에는 수국사가 있는데 세조가 맏아들 의경세자가 20세의 나이로 갑자기 요절하자 그를 효경산에 묻고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사찰이다. 봉산은 근린공원으로 지정돼 봉산공원이 조성됐다. 봉산 둘레길의 총 거리는 9.8km로 4시간 여 정도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