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은평구립도서관 사서 박치훈 나의 직업이 책을 다루는 도서관 사서라고는 하지만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책을 펼치기 보다는 텔레비전을 켠다. 일하고 집에 오면 그저 편하게 소파에 앉아 멍하니 쉬고 싶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뉴스를 보고 그 다음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보게 된다. 몇 년째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가 그 사람이 그 사람이어서 식상하기도하고 가벼운 말장난들이 귀에 거슬리기도 하던 차에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신선했다. 정치, 경제, 과학, 음식 등의 분야 잡학박사들이 여행을 떠나 여러 주제로 수다를 떠는 프로그램이다. 딱히 써먹을 데는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무료한 시간도 때우고 지적인 충족감도 주는 새로운 방식의 예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유쾌한 잡학박사들이 쓴 책들도 읽어보고 싶었다. 그 중에 유시민이 쓴 <청춘의 독서>를 서점에서 구입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은 방황하던 작가의 청년시절에 지도처럼 읽었던 것들이라고 한다. 30년의 세월을 지나 새로이 다시 읽어보고 그 책들의 가치를 독자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청년 시절에 읽었던 책의 의미와 30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읽어본 책의 의미가 매우 다르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아하, 그랬구나. 내가 본 것은 반쪽뿐이었구나.”, “문화재만 그런 게 아니라 소설의 아름다움 역시 읽는 이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인가.”라며 놀라워한다. 나도 20년 전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최인훈의 <광장>을 읽어 보았다. 어느 누군가 이 책을 20세기 최고의 한국 소설이라고도 해서 읽어 보았는데 그 때는 별스런 감흥이 없었다. 다시 <광장>을 읽어 보아야겠다. 2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달라졌고 조금은 성숙해 졌을 테니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지도 모른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독서 의욕을 자극하는 독서로서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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