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립도서관 사서 박치훈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좋든 싫든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얽히게 된다. 좋은 사람도 만나지만, ‘자신에게 한없이 관대하고 남들에게는 무자비한’ 사람도 만나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이런 종류의 사람을 ‘사스퍼거’라고 이름 지었다. (왜 ‘사스퍼거’라고 하는지는 책을 읽어보시길...)
이 책의 주인공인 ‘위’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을의 위치에 서서 갑인 ‘사스퍼거’에게 시달리며 직장생활을 이어간다. 설상가상, 가정에서는 아내와의 사이가 소원해져 이혼 직전의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인도자’로 불리는 직장 선배에게 부름을 받았고 그 선배로부터 인생의 가르침이 적혀있는 세장의 카드를 받는다. 카드의 키워드는 모두 ‘배려’였다. 스스로를 위한 배려, 너와 나를 위한 배려, 모두를 위한 배려...
‘위’는 직장과 가정에서의 위기에서 ‘배려’의 가르침을 실천하였다. 아내에게는 그동안의 소홀함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하였고 직장에서는 직원 각자의 취향을 세심히 배려한 커피를 주문하여 선물하였다. 그리고 잘된 업무성과에 대한 공을 다른 직원들에게 돌리는 행동을 하였다. 사소한 배려를 실천하는 것 뿐 이었지만 결과는 기대를 넘었다. 주변 사람들의 그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아내와의 관계도 좋아졌다. 그가 지금 이 부서에 옮겨온 이유는, 사실 윗선과의 은밀한 거래로 밀정 짓을 하러 온 것이었지만 그것도 그만두었다.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
소설은 현실이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작은 배려를 실천한다고 해서, 이 소설처럼 현실이 언제나 해피엔딩일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사스퍼거들이 존재하고 이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소설 속에서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배려의 행동을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 어떨가.
‘깨진 유리창 이론 (Broken Windows Theory)’ 이라는 것이 있다. 80년대 뉴욕 지하철은 이 이론을 받아들여 지하철에 가득한 낙서를 지우는 작업을 시작하였고 하루 25만건이던 무임승차를 단속하였다. 그 결과 1년에 15000건이던 지하철 강력범죄가 15년간 계속 감소하여 75%까지 줄어드는 효과를 보았다. 사소한 것을 개선함으로써 큰 변화를 이룬 것이다. 우리는 큰 변화가 큰 개선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 생활 속에서의 사소한 실천이 우리 인생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